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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이저리그

'신기록 준비'에 "미안했다"더니...부담 던 오타니, '191㎞' 미사일로 시즌 6호·통산 177호 작렬

일본인 메이저리거 새 역사를 썼던 오타니 쇼헤이(30·LA 다저스)가 2경기 연속 홈런포를 가동하며 200홈런을 향해서도 성큼성큼 나아갔다. 타구 속도가 무려 191㎞/h에 달하는 초고속 '슈퍼' 홈런 타구였다.오타니는 24일(한국시간) 미국 워싱턴 D.C 내셔널스파크에서 열린 2024 메이저리그(MLB) 워싱턴 내셔널스와 경기에 2번 지명타자로 선발 출전해 9회 마지막 타석 때 솔로 홈런을 터뜨렸다. 시즌 6호이자 개인 통산 177번째 홈런포다.홈런을 포함해 4타수 1안타 1타점 1득점 1볼넷을 기록한 오타니의 타율은 종전 0.368에서 0.364(99타수 36안타)로 소폭 내려갔다. 오타니의 홈런으로 쐐기를 박은 다저스는 4-1로 승리하며 최근 2연승을 달렸다.이날 오타니는 첫 세타석에서 모두 침묵했다. 워싱턴 선발 패트릭 코빈과 만난 세 타석에서 모두 범타로 물러났다. 첫 두 타석에서는 라인드라이브 타구를 쳤으나 야수 정면으로 향했다. 세 번째 타석에서는 몸쪽 직구를 공략했으나 중견수 뜬공에 그쳤다. 7회 초 네 번째 타석에서도 안타는 치지 못했으나 출루는 성공했다. 오타니는 워싱턴의 구원 투수 조던 윔스를 상대로 스트레이트 볼넷을 골라내 1루 베이스를 밟았다. 21경기 연속 출루를 이어간 그는 후속 타자 프레디 프리먼의 안타 때 3루까지 들어갔으나 후속타 불발로 득점에는 실패했다.한편 오타니의 침묵으로 팽팽했던 경기의 추는 8회 무너졌다. 워싱턴의 2회 말 한 점 선취점으로 시작된 경기는 6회 초 다저스가 키케 에르난데스의 적시타로 균형을 맞췄다. 이어 8회 테오스카 에르난데스의 볼넷과 도루로 만들어진 득점 기회 때 제임스 아웃맨이 1타점 적시 2루타를 쳐 역전을 이뤘고, 미겔 로하스도 우전 적시타로 아웃맨을 불러들여 2점 리드를 만들었다.오타니가 쐐기를 박았다. 9회 마지막 타석에서 선두 타자로 들어선 오타니는 1볼에서 들어온 맷 반스의 2구째 138㎞/h 실투를 공략, 우중간 담장 상단에 꽂히는 초대형 홈런포를 터뜨렸다. 타구 속도는 올 시즌 리그 통틀어 가장 빠른 191㎞/h가 찍혔고, 비거리도 137.2m에 달했다.지난 22일 기념비적인 홈런포에 이은 2경기 연속 기록이다. 오타니는 앞서 22일 뉴욕 메츠전에서 개인 통산 176호 홈런을 때려냈다. 마쓰이 히데키가 세웠던 175홈런을 넘은 일본인 선수 역대 최다 홈런 신기록이었다. 그런데 당시 오타니는 "상대 팀에 미안했다"고 고개를 숙였다. 워낙 기념비적인 기록이 걸린 만큼 오타니 타석 때마다 특별한 각인이 새겨진 공을 써야했고, 이때문에 심판과 투수, 포수가 따로 공을 챙겨야 하는 어려움을 겪었기 떄문이다. 당시 오타니는 "빨리 홈런을 기록해 정상적으로 경기를 치르고 싶었다"고 홀가분한 마음을 전했다.부담을 덜은 덕분일까. 오타니는 모처럼 2경기 연속 홈런포를 가동해 쾌조의 컨디션을 증명했다. 그가 앞서 176호 홈런을 치는 데 7경기나 걸린 걸 생각하면 상당히 빠른 페이스다. 이미 고타율로 완전체 타격을 선보이는 가운데 홈런 페이스까지 불이 붙는다면 올 시즌 타격 3관왕, 최우수선수(MVP) 등 수상까지도 기대해볼 법 하다.차승윤 기자 chasy99@edaily.co.kr 2024.04.24 1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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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준우, 엘리아스 상대 투런포...역대 35번째 통산 200홈런 달성 [IS 부산]

롯데 자이언츠 리더 전준우(38)가 역대 35번째로 개인 통산 200홈런을 달성했다. 전준우는 23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2024 KBO리그 SSG 랜더스와의 주중 3연전 홈 1차전에 4번 타자로 선발 출전, 소속팀 롯데가 0-2로 지고 있던 1회 말 2사 1루에서 상대 투수 로에니스 엘리아스를 상대로 좌월 투런홈런을 쳤다. 146㎞/h 낮은 코스 포심 패스트볼(직구)를 걷어올렸다. 이 홈런은 전준우의 올 시즌 4호포이자 개인 통산 200호 홈런이었다. 2008년 대졸 신인으로 롯데에 입단한 전준우는 2010년 19홈런을 치며 장타 본능을 드러냈고, 꾸준히 높은 기량을 유지하며 200홈런 고지에 다가섰다. 롯데에서만 17시즌 동안 뛴 대표 프랜차이즈 스타다. 롯데는 선발 투수 한현희가 1회 초 한유섬에게 좌전 적시타를 맞고 먼저 2점을 내줬다. 전준우가 가장 이상적인 모습으로 원점을 만들었다. 부산=안희수 기자 anheesoo@edaily.co.kr 2024.04.23 1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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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활의 신호탄' 오재일 "오랜만이네요"

삼성 라이온즈 '주장' 오재일(37)은 "오랜만이네요"라는 말을 몇 번이나 되풀이했다. 극심한 타격 슬럼프에 시달리던 그가 모처럼 맹타를 휘둘렀다. 오재일은 지난 10일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롯데 자이언츠와의 홈 경기에 5번 타자·1루수로 선발 출전해 5타수 4안타(2홈런) 3타점을 올렸다. 올 시즌 개인 한 경기 최다 안타와 첫 연타석 홈런을 기록했다. 경기 수훈 선수로 뽑혀 취재진과 만난 오재일은 먼저 "이런 인터뷰도 오랜만이네요"라며 웃었다. 오재일은 2021년 9월 18일 인천 SSG 랜더스전 이후 630일 만의 연타석 홈런을 날렸다. 5회 말 4-2로 달아나는 솔로 아치(시즌 6호), 5-3으로 쫓긴 6회 또 솔로포를 터뜨렸다. 두 번째 홈런은 KBO 역대 34번째 개인 통산 200홈런이었다. 한 경기에서 4안타를 몰아친 것도 2021년 5월 29일 두산 베어스전 이후 약 2년 만이었다. 1-0으로 앞선 1회 말 1타점 2루타를 뽑았고, 8회 말에도 안타를 추가했다. 그는 "4안타 경기도 굉장히 오랜만이다"며 기뻐했다. 오재일은 전형적인 '슬로 스타터' 유형이다. 2005년 프로 데뷔 후 지난해까지 통산 타율 0.281을 올렸는데, 3~4월 타율이 0.231로 가장 낮다. 오재일은 지난 9일까지 타율 0.172로 규정타석을 채운 55명 가운데 최하위였다. 과거 그는 5월 전후를 기점으로 타격감을 점점 끌어올렸다. 올 시즌은 4월 타율 0.193을 기록한 뒤 5월 들어 타율 0.152로 오히려 더 떨어졌다. 6월 역시 1~9일 8경기에서 타율 0.150으로 부진했다. 프로 19년 차 오재일은 "될 듯 말 듯 계속 정체되어 있다 보니 자신감이 점점 떨어졌다"고 돌아봤다. 모처럼 웃음을 찾은 그는 "오랜만에 좋은 타구들이 하루에 다 나왔다. 그래서 기분이 더 좋다"고 말했다. 1회 때린 라인 드라이브성 2루타와 6회 좌측으로 밀어 쳐 기록한 홈런이 긍정적인 신호였다. 부활의 신호탄을 쏘아 올린 오재일은 "내가 좋아하는 좌측 방면의 홈런이 나왔다. 좋은 타구가 나왔으니 앞으로 더 좋아질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어 "홀로 실내 연습장에서 훈련하는데 (강)민호 형이 토스 배팅으로 타격 훈련을 도와줬다"며 "박진만 감독님과 이병규 수석 코치님이 믿어주셨지만, 보답하지 못해 죄송하다. 그래서 더 열심히 운동하고 있다"고 덧붙였다.대구=이형석 기자 2023.06.11 1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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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용택 "더 이상 야구 못 한다 놀림 당하기 싫어" 정근우 "하루 150개 스윙"

고려대(2001년)와 LG 트윈스(2020년)에서 함께 지낸 박용택(45)과 정근우(41)가 JTBC '최강야구'에서 다시 뭉쳤다. 최근 시즌1을 끝낸 '최강야구'는 예능 프로그램이다. 하지만 야구에 진심이다. 성적에 따른 선수 영입과 방출이 이뤄진다. 프로그램 초반, 총 30경기 가운데 10패(최종 21승 8패)를 하는 즉시 팀을 해체한다고 엄포를 놓았다.한국 프로야구 레전드 스타를 모아 팀을 꾸려, 팀 이름도 '최강 몬스터즈'다. 초대 지휘봉은 이승엽(현 두산 베어스 감독)이 잡았다. KBO리그를 대표하는 박용택과 정근우도 '최강야구' 원년 멤버로 활약했다. 한국야구위원회(KBO)가 출범 40주년을 맞아 실시한 투표에서 박용택이 15위, 정근우가 38위를 차지했다. 박용택은 KBO리그 최다 안타(2504개)와 최다 경기(2236경기) 출장, 역대 최초 200홈런-300도루 달성 등의 기록을 보유하고 있다. 정근우는 역대 2루수 중 통산 안타·타점·득점·도루 부문 1위에 올라 있고, 올림픽과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프리미어12 등 각종 국가대표팀에서 맹활약했다. 멋지게 은퇴한 박용택과 정근우는 '최강야구'를 통해 다시 구슬땀을 흘린다. 선수 시절 못지않게 열정을 불태우고 있다. 개인 일정 탓에 매일 훈련하진 못하지만, 김성근 감독 부임 후 늘어난 훈련량이 어마어마하다. 둘 다 "대충 할 수 없다. 더 잘하고 싶다"고 입을 모은다. '최강야구'는 오는 19일 고척스카이돔에서 KT 위즈와 맞붙는다. 박용택은 "트라이아웃에 깜짝 놀랄 만한 선수도 참가했다. 올해 '최강야구'에서는 웃음기 빼고 야구에만 집중하겠다. 더 이상 (야구 못한다고) 놀림당하기 싫다"며 시즌2를 예고했다. -대학과 프로에 이어 예능까지 인연이 이어지고 있다. 박용택(이하 박)="쥐똥만 한 놈(정근우)이 눈치도 빠르고 하는 짓도 예쁜 후배였다. 선배에게 잘 다가왔다. 운동도 열심히 하고 승부욕도 엄청났다. 그래서 많이 데리고 다녔다." 정근우(이하 정)="내가 까불까불한 성격이다. 형이랑 성격이 잘 맞아서 더 친해졌다. 그때 함께한 추억이 정말 많다."정근우는 마지막까지 은퇴 사실을 공개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대표팀과 프로 경력을 고려하면 의외였다. 정근우는 "당시 용택이 형이 '예고 은퇴'를 선언하고 원정 구장을 돌며 뛰고 있었다. 내가 은퇴를 미리 발표하면 방해가 될 것 같았다"고 말했다.-박용택은 시즌1에서 타율 0.215로 부진했다. 반면 정근우는 타율·홈런·최다안타 3개 부문 1위를 차지했다.박="핑계지만 프로야구처럼 계속 임팩트를 보여주고 싶었다. 욕심을 내는 순간 끝났다."정="원래 타격은 잘하는 사람이 잘 친다. 나는 거실에 배트를 놓고 하루 150차례씩 휘둘렀다. 눈에 보여야 배트를 돌리니까. 최우수선수(MVP) 수상 욕심도 살짝 있었는데, (유)희관이가 워낙 중요할 때 큰 역할을 해서 놓쳤다."박="나도 근우처럼 하려면 할 수 있다. 올해는 선수 때처럼 루틴대로 야구할 것이다. 그라운드에서 말 한마디도 안 할 것이다. 예능적 요소를 포기했다. 더 이상 (야구 못 한다고) 놀림당하기 싫어서다. 올해는 내 실력을 다 보여드릴 것이다." -서울 고척돔에서 열린 18세 이하 청소년대표팀과 경기 직전 다쳤는데.박="너무 안타까웠다. 코로나19 시대에 모처럼 야구장에 많은 팬이 입장했다. 경기가 (LG 트윈스 홈인) 서울에서 열려서인지 관중석에 내 유니폼(을 입은 팬들)이 가장 많이 보였다. 은퇴 후 제2의 인생을 살면서 다시금 이런 환호를 받을지 몰랐다. 아드레날린이 분비됐다. 컨디션도 날아갈 것처럼 좋았다. 몸을 푸는데 종아리에서 '찍' 소리가 났다. 많은 팬이 어렵게 찾아주셨으니, 100% 스윙이 어려워도 출전했다. 첫 타석에서 상대 실책으로 출루했는데 주루가 안 되더라. 벤치에서 교체 사인을 줬지만, 절뚝거리면서 나오고 싶지 않아 오기를 부렸다." 정="그날따라 (박용택이) 높은 강도로 무리하게 훈련하더라. 어이가 없었다. 중요한 역할을 할 사람이, 왜 저렇게 자기 관리를 못 하나 싶더라(웃음)." -이승엽 감독이 떠난 뒤 감독 대행을 잠시 맡았는데.박="3승 1패로 승률이 높았다. 예능적인 재미가 컸다. 댓글을 보니 '이게 예능이지'이라는 반응이 많았다. 선수들이 날 감독으로 보지 않더라. 특히 정근우와 이택근, 정의윤이 그랬다. 내가 말만 하면 선수들이 중간에 막 끼어들었다. 감독의 스트레스와 고뇌를 많이 느꼈다. 잠이 안 오더라." 정="난 반대였다. 과연 프로 무대에서 2504안타를 친 사람이 맞나 싶을 정도로 경기 분위기를 읽을 줄 모르더라. 이겨서 다행이지, 감독의 역할이 중요한 것을 느꼈다(웃음)." -이대호가 은퇴 후 막판에 합류했다.정="'과연 대호랑 다시 야구할 수 있을까?' 싶었는데, 흔쾌히 빨리 합류했다. 정말 좋다. 대호뿐만 아니라 함께 운동한 선수들이 다시 모여 즐겁다. 그 사이 다들 울음이 많아졌더라. 아쉽게 은퇴하거나, 제대로 작별 인사도 못 하고 그라운드를 떠난 선수들이 많다. 아픔과 사연을 가진 선수들이 '최강야구'를 통해 다시 기회를 얻었다."박="시즌 2에는 깜짝 놀랄 만한 지원자들도 있다." 은퇴 후 예능으로 향하는 스포츠 스타 출신이 늘어나고 있다. 박용택과 정근우는 야구 현장을 떠나지 않고 '본캐'에 충실하다. 박="예능뿐만 아니라 해설위원을 하고 있다. 베스트 포지션이다(웃음). LG 더그아웃에서만 야구를 보던 내가 해설위원을 맡으니 다양한 경험을 하게 된다."정="칼럼이나 유튜브를 통해 야구를 분석하고 이슈에 관해 이야기를 나누는 게 재밌다. 사실 난 얹혀서 가고 있다(웃음). 국가대표를 하면서 병역 혜택 등 국가와 팬들로부터 얻은 게 많다. 그래서 양상문 여자 야구대표팀 감독으로부터 코치직 제안을 받자마자 수락했다. 대신 돈은 받지 않고, 재능기부 형태로 참여하고 있다. 야구 발전에 도움이 된다면 다행이다."-현장 복귀 생각은.박="마음은 있다. 다만 다각도로 생각 중이다. 은퇴한 지 2년 정도 지나니까 (현장에 복귀하고 싶은 마음이) 꿈틀거린다. 어느 팀, 어떤 보직이든 이때다 싶을 때 돌아가겠다."정="현재 계획은 없다. 초등학교 5학년에 재학 중인 막내딸이 피겨 스케이팅을 하고 있다. 새벽 4시 훈련장으로 데려다준다. (세 남매의) 아버지와 지도자 역할 중 하나만 선택해야 한다. 당분간은 가족을 돕지 않을까 싶다."이형석 기자 2023.03.02 1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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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BC 비하인드] 구창모는 야마카와를 잊지 못한다

"야마카와 호타카(세이부 라이온스), 그 이름 잊지 못한다."왼손 투수 구창모(26·NC 다이노스)는 2017년 11월 16일을 또렷하게 기억한다.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2017년 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APBC) 일본과의 개막전. 4-1로 앞선 6회 등판한 구창모는 첫 타자 곤도 겐스케(소프트뱅크 호크스)를 좌전 안타로 내보낸 뒤 후속 야마카와에게 우월 투런 홈런을 맞았다. 세 번째 타자를 범타 처리해 최종 기록은 3분의 1이닝 2실점. 대표팀은 연장 접전 끝에 7-8로 패했다.구창모의 국가대표 데뷔전은 '악몽'에 가까웠다. 미국 애리조나 구단 스프링캠프를 소화 중인 그는 본지와 인터뷰에서 APBC를 회상하며 "던졌던 공도 다 기억난다. 홈런을 맞은 건 직구(포심 패스트볼)였다"며 "마운드 올라가서 첫 타자한테 2구째 안타, 그다음 초구 홈런을 맞았다. 3구 만에 2점을 내줬다. 정신없이 두들겨 맞았던 거 같다"며 멋쩍게 웃었다.APBC는 한국과 일본, 대만의 24세 이하 또는 프로 3년 차 이하 선수가 나서는 이벤트성 대회에 가까웠다. 구창모는 KBO리그를 대표하는 영건으로 태극마크를 달았고, 야마카와는 나이나 경력 제한 없이 출전 가능한 와일드카드(최대 3명)로 사무라이 재팬(일본 대표팀)에 합류했다. 출전 제한으로 주축 선수들이 빠진 대회였지만 한일전은 양보가 없었다. 구창모로선 야마카와에게 허용한 홈런의 잔상이 유독 강하게 남았다. 그는 "뭔가 아쉽거나 화가 나는 승부는 기억이 난다. (APBC에선) 중요한 상황에 올라가서 홈런을 맞은 터라 아직까지 기억에 남는다"고 곱씹었다. 구창모는 APBC 이후 성장했다. 2019년 데뷔 첫 두 자릿수 승리를 따냈고, 지난해에도 11승으로 활약했다. 허리와 왼팔 전완부 피로골절 부상 등으로 2019년 프리미어12, 2021년 도코 올림픽 출전이 좌절됐지만, 소속팀에선 토종 에이스로 입지를 굳혔다. 구창모는 지난 시즌이 끝난 뒤 NC와 비(非) 자유계약선수(FA) 다년 계약에 합의, 2024시즌 종료 후 FA 자격을 획득하면 6년 최대 125억원(총 연봉 90억원, 인센티브 35억원), 2024시즌 종료 후 FA 자격을 획득하지 못하면 6+1년, 최대 132억원을 받는다. WBC는 다년 계약 뒤 나서는 첫 번째 국제대회로 프로야구 안팎의 기대가 크다.구창모는 "(2017년 APBC 때는) 마운드에 올라가면 긴장을 많이 했다. 내 것이 없었다"며 "지금은 (많은 경기를 소화하면서) 나만의 야구가 생겼다. 그 부분을 잘 활용해서 준비해야 할 것 같다"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공교롭게도 야마카와가 이번 WBC 일본 대표에 뽑혔다. 야먀카와는 지난해 홈런 41개를 쏘아 올려 개인 통산 세 번째 퍼시픽리그 홈런왕에 올랐다. 일본 프로야구(NPB) 데뷔 9년 만에 200홈런 고지를 밟은 대표적인 오른손 슬러거다. 한국과 일본은 WBC 1라운드 B조에 속해 3월 10일 도쿄돔에서 숙명의 한일전을 치르게 됐다. 구창모는 "(야마카와가) 이번 WBC 엔트리에 들어왔다고 하는데 만약 만나게 되면 설욕해야 할 거 같다"며 "한일전이 열리면 많은 팬이 야구장에 올 거 같다. (일본보다 전력이 뒤쳐진다는 평가가 있지만) 그런 경기에서 이겨야 한다. 그래야 더 짜릿하다"고 자신감을 내비쳤다.구창모는 김광현(SSG 랜더스)과 양현종(KIA 타이거즈)의 뒤를 이을 이른바 '포스트 광현종' 선두주자다. WBC는 그 가능성을 시험받는 무대다. 지난 13일(한국시간) 열린 라이브 피칭에선 투구수 25개로 실전 감각을 점검했다. 그는 "최근 몇 년 간 (부상 때문에) 스프링캠프를 못했는데 좋은 몸 상태로 왔다. 경험도 많이 쌓였다"며 "두 선배(김광현·양현종)는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선수다. 롱런 비결은 물론 어떤 생각을 하며 공을 던지는지 배우고 싶다. 선배가 다가오는 것보다 내가 다가가는 게 더 빠르니까 귀찮게 해야 할 것 같다"며 웃었다. 투손(미국 애리조나주)=배중현 기자 bjh1025@edaily.co.kr 2023.02.15 1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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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O리그 40년 The moment] SK 19연승보다 강렬했던 KIA 김상현의 인생역전

한국 프로야구가 올해로 출범 40주년을 맞이했다. 1969년 창간한 일간스포츠는 1982년 프로야구 태동을 현장에서 지켜본 국내 유일의 스포츠 전문지다. 강산이 네 번 바뀌는 동안 한해도 빠짐없이 프로야구의 성장과 변화 과정을 기록했다. 이 기간 여러 구단의 희비가 엇갈렸고 수많은 별이 뜨고 졌다. 일간스포츠는 프로야구 원년부터 지난 시즌까지 KBO리그 역사를 사진으로 독자 여러분과 공유하고자 한다. ①송진우·정민철 은퇴 한화의 두 레전드 송진우와 정민철이 같은 해 마운드를 떠났다. 4월 9일 두산전에서 역대 첫 통산 3000이닝을 달성한 송진우는 이를 마지막으로 선수 생활에 마침표를 찍었다. 그는 "할 건 다 했다. 뛰는 게 더는 의미가 없다"며 8월 16일 은퇴를 발표했다. 후배 정민철은 9월 12일 대전 히어로즈전에서 은퇴식을 치르며 18년 간의 프로 생활을 마감했다. 송진우의 등 번호 21번과 정민철이 한국 복귀 후 사용한 등 번호 23번은 2005년 은퇴한 장종훈(35번)과 함께 영구결번됐다. ②양준혁 341홈런 신기록 삼성 양준혁이 새 기록을 또 써냈다. 양준혁은 5월 9일 대구 LG전 6회 류택현을 상대로 솔로포를 터뜨렸다. 시즌 2호이자 개인 통산 341호 홈런. 이로써 그는 장종훈이 갖고 있었던 리그 통산 최다 홈런(340개) 기록을 넘어섰다. 데뷔 첫해인 93년 23홈런으로 출발한 양준혁은 97년 6월 13일 인천 현대전에서 100홈런, LG 소속이던 2001년 6월 12일 대구 삼성전에서 200홈런을 기록했다. 삼성으로 돌아온 후 2006년 5월 3일 대구 SK전에서 300홈런을 터뜨렸고, 마침내 역대 1위에 올랐다. ③'12연패' 한화, 암흑기 시작 시즌 전 한화 김태균과 이범호가 2009 WBC 국가대표팀에서 맹활약했다. 정규시즌 개막 후 김태균이 4월 26일 뇌진탕 부상을 당하면서 한화는 추락하기 시작했다. 6월 21일부터 7월 3일까지 12연패를 당했다. 결국 시즌 최하위로 시즌을 마무리한 한화는 기나긴 암흑기에 빠졌다. ④송.3.봉 롯데 송승준은 6월 28일 대전 한화전에서 9이닝 3피안타로 2-0 완봉승을 거뒀다. 이어 7월 4일 부산 SK전에서 9이닝 4피안타로 1-0 완봉승을 이어갔다. 또 7월 10일 목동 히어로즈전에서는 9이닝 3피안타 무실점으로 3경기 연속 완봉승의 대기록을 달성했다. KBO리그 역대 네 번째이자 1995년 OB 김상진 이후 14년 만에 나온 대기록이었다. 송승준은 7월 16일 부산 한화전에서 사상 최초로 4경기 연속 완봉승에 도전했지만, 3회 김민재에게 적시타를 맞었다. 송승준은 32이닝 연속 무실점 기록도 마감, 선동열이 1986년 세운 37이닝 무실점 기록을 뒤따랐다. ⑤리그 2만 번째 대포 한화 연경흠이 프로야구 통산 2만 번째 홈런의 주인공이 됐다. 7월 16일 부산 롯데전 8회 초 1사에서 이정훈으로부터 시즌 7호 솔로포를 쳤다. 그는 한국야구위원회(KBO)로부터 황금 배트를 부상으로 받았다. ⑥SK 19연승 신기록 SK는 8월 25일 두산전 3-2 승리 후 정규시즌 최종전인 9월 26일 두산전 6-2 승리까지 무려 19연승을 달렸다. 종전 KBO리그 팀 연승 기록은 삼성이 1986년 작성한 16연승이었다. SK의 기록은 아시아 프로팀을 통틀어 가장 긴 연승이기도 했다. 그러나 SK는 끝내 정규시즌 우승에는 실패, 한국시리즈 대신 플레이오프로 직행했다. ⑦'졸렬 논란' 타격왕 경쟁 2009년 타격왕 타이틀을 놓고 LG 박용택과 롯데 홍성흔이 경쟁했다. 박용택이 9월 타율 0.404를 기록하면서 타이틀 전선이 뜨거워졌다. 9월 21일 홍성흔이 타율 0.375를 기록하며 선두에 섰는데, 다음 경기에서 4타수 무안타에 그쳐 0.372로 내려갔다. 그날 경기가 없었던 박용택의 타율은 0.374. 공교롭게도 롯데의 시즌 마지막 경기가 LG전이었다. LG는 박용택을 출전시키지 않고 홍성흔을 다섯 타석 중 네 번이나 볼넷으로 걸렀다. 결국 박용택이 타격왕에 올랐으나, "졸렬하다"는 팬들의 비난이 쏟아졌다. ⑧12년 만에 우승한 타이거즈 정규시즌 1위 경쟁을 펼쳤던 KIA와 SK가 한국시리즈에서 만났다. KIA는 에이스 아킬리노 로페즈와 윤석민을 앞세워 1·2차전을 이겼으나, 3·4차전을 SK에 내줬다. 잠실에서 1승씩을 나눠 가진 양 팀은 7차전 9회 초까지 동점으로 맞섰다. 결국 KIA 나지완이 9회 말 채병용으로부터 끝내기 홈런을 터뜨려 12년 만의 타이거즈 우승을 이뤄냈다. ⑨무명 신화 쓴 '김상현 신드롬' 만년 유망주였던 KIA 김상현이 한순간에 최고의 선수로 우뚝 섰다. 군산상고 졸업 후 2000년 해태에 입단한 그는 2002년 LG 이적 후 2008년까지 1·2군을 오갔다. 그러나 2009년 LG가 정성훈을 내주고 김상현을 KIA에 내주면서 운명이 바뀌었다. 트레이드 직후 주전 3루수를 꿰찬 김상현은 8월 타율 0.409 15홈런(역대 월간 홈런 타이기록)을 터뜨리며 KIA의 1위 질주를 이끌었다. 시즌 35홈런 127타점 장타율 0.632로 타격 3관왕에 오른 그는 우승 반지와 함께 MVP(최우수선수)와 3루수 골든글러브까지 품었다. 차승윤 기자 사진=IS포토 2022.12.27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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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O리그 40년 The moment]'돌부처'가 이끈 삼성 우승...그라운드 떠난 '홈런왕'

한국 프로야구가 올해로 출범 40주년을 맞이했다. 1969년 창간한 일간스포츠는 1982년 프로야구 태동을 현장에서 지켜본 국내 유일의 스포츠 전문지다. 강산이 네 번 바뀌는 동안 한해도 빠짐없이 프로야구의 성장과 변화 과정을 기록했다. 이 기간 여러 구단의 희비가 엇갈렸고 수많은 별이 뜨고 졌다. 일간스포츠는 프로야구 원년부터 지난 시즌까지 KBO리그 역사를 사진으로 독자 여러분과 공유하고자 한다. ① 임창용, 연봉 백지위임 FA(자유계약선수) 자격을 얻고 해외 진출을 타진했던 임창용은 1월 18일 스프링캠프를 떠나는 선동열 감독을 인천공항에서 만나 삼성 잔류를 약속했다. 그는 결국 1월 20일 경산 2군 구장을 찾아 2004년 연봉을 백지위임, 삼성과 2년 총액 18억원에 계약했다. 11승부터 1000만원, 15승부터 2000만원씩 받는 승리 옵션이 있었고, 10승을 거두지 못하면 2억원을 반납하는 조건이었다. 세이브와 홀드는 0.5승으로 환산했다. 2년 후 해외 진출을 시도할 경우 조건 없이 풀어주는 내용도 포함했다. ② 박재홍, 200-200, 2000루타 달성 SK 박재홍은 6월 4일 잠실 LG전에서 역대 16번째로 통산 2000루타를 달성했다. 7월 23일 부산 롯데전에서 1회 볼넷으로 출루한 그는 2루 도루를 성공, 통산 214홈런-200도루를 채웠다. 신인이었던 1996년 최초로 30홈런-30도루를 기록한 그는 1998년과 2000년에도 이 기록을 이어갔다. 꾸준히 치고 달린 그는 2005년 드디어 KBO리그 사상 처음으로 200홈런-200도루를 달성했다. ③ 기록의 투수, 송진우 한화 송진우는 6월 21일 대전 롯데전에서 6이닝을 던져 사상 처음으로 개인 통산 2600이닝을 돌파했다. 이어 6월 26일 잠실 LG전 4회 김정민 타석 때 최초로 1만 1000타자 상대 기록을 세웠다. 7월 10일 광주 KIA전에서는 역시 처음인 통산 1800탈삼진을 기록했다. 8월 31일 광주 KIA전에서 통산 190승 고지에 올랐고, 9월 8일 인천 SK전에서는 39세 6개월 26일의 나이로 최고령 완봉승(종전 박철순 38세 5개월)을 기록했다. 그는 9월 14일 시즌 10승을 기록하면서 이강철이 세웠던 10년 두 자릿수 승수를 넘어 11번째 두 자릿수 승수 시즌을 완성했다. ④ 기록의 타자, 양준혁 삼성 양준혁은 7월 20일 부산 롯데전에서 볼넷을 얻어 개인 통산 1000사사구(931볼넷·69사구)를 기록했다. 이어 8월 3일 대구 SK전에서 4회 신승현을 공략해 역대 첫 개인 통산 1800안타를 쳤다. 9월 4일에는 1044득점을 올려 개인 통산 최다 득점 기록을 세웠고, 9월 20일 대구 LG전 대타 안타로 역대 최초로 13년 연속 세 자릿수 안타를 달성했다. ⑤ 전준호 사상 첫 15년 연속 두 자릿수 도루 현대 전준호는 6월 11일 수원 삼성전 2회 시즌 10호 도루에 성공, 사상 첫 15년 연속 두 자릿수 도루를 기록했다. 이어 8월 5일 수원 롯데전에서 1회 말 2루를 훔치면서 1705경기 만에 개인 통산 첫 500도루의 위업을 달성했다. ⑥ '홈런왕' 장종훈 은퇴 한화 장종훈은 9월 15일 대전 KIA전에서 은퇴 경기를 치렀다. 1986년 데뷔한 장종훈은 20년을 채우면서 프로 첫 20년 차 선수로 통산 340홈런을 남겼다. 그의 등번호(35번)는 빙그레를 포함해 팀의 첫 영구 결번으로 남게 됐다. 은퇴식에서 한화 구단은 공로패와 기념패를 전달했다. 이후 영구결번식이 진행됐고 장종훈은 은퇴사를 마친 후 승용차로 그라운드를 돌며 팬들에게 마지막 인사를 전했다. ⑦ 삼성, 통합 우승 달성 2005년 챔피언은 삼성이었다. 시즌 전 김응용 감독이 사장으로, 선동열 수석코치가 감독으로 부임한 삼성은 '역대급' 투자로 우승에 대한 열망을 불태웠다. 사상 최초로 평균 연봉 1억원을 돌파(1억1058만원)했다. 스토브리그에서 임창용·심정수·박진만·김한수·신동주 등과 계약하면서 FA 영입 금액만 200억원에 육박했다. 에이스 배영수와 오승환·권오준 등 불펜진을 앞세운 '지키는 야구'도 막강했다. 정규시즌 74승 4무 48패(승률 0.607)를 기록한 삼성은 두산의 추격을 물리치고 1위를 차지했다. 이어 한국시리즈(KS) 4경기 동안 두산에 단 5점만 허용했고, 김재걸(12타수 6안타 5볼넷)을 앞세워 4-0 스윕으로 3년 만의 우승을 차지했다. '삼성 왕조'가 새로 열린 장면이었다. ⑧ 정규시즌 지배한 손민한 롯데 손민한은 전반기에만 14승을 달성할 만큼 막강한 구위를 선보였다. 그러나 후반기 팀이 4강 싸움을 벌이면서 중간계투, 마무리로도 등판해야 했다. 결국 20승에 이르지 못했으나, 손민한은 18승(1위) 7패 1세이브 평균자책점 2.46(1위)으로 시즌을 마무리했다. 4년 연속 꼴찌였던 롯데를 5위로 끌어올린 공로로 손민한은 MVP(최우수선수)에 올랐다. 포스트시즌 탈락 팀에서 나온 첫 MVP였다. ⑨ 오승환, KS MVP에 신인왕까지 삼성 오승환이 10승 1패 16세이브 11홀드로 KBO리그 역대 최초로 트리플 더블(승리·홀드·세이브)을 기록했다. 오승환은 KS에서도 1차전 2이닝 무실점 세이브, 2차전 3이닝 무실점 구원승, 4차전 2이닝 무실점으로 호투하며 한국시리즈 MVP에 올랐다. 오승환은 시즌 후 투표에서도 신인왕으로 뽑히며 최고의 데뷔 첫해를 마무리했다. 차승윤 기자 사진=IS포토·한국프로야구 30년사 2022.12.26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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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 인터뷰]황재균 "역대 2번째 기록은 노려보겠습니다"

KBO리그 대표 3루수 황재균(35·KT 위즈)이 더 높은 곳을 바라보며 다시 뛴다. 황재균은 9월 첫째 주 출전한 5경기에서 타율 0.450(20타수 9안타) 3홈런 6타점 OPS(출루율과 장타율 합계) 1.500을 기록했다. 이 기간 홈런 공동 1위, OPS 2위에 올랐다. KT는 지난 1~2일 치른 리그 2위 LG 트윈스전에서 연패를 당하며 키움 히어로즈에 3위를 내줬다. 그러나 이어진 KIA 타이거즈와의 2연전을 모두 잡고 전열을 재정비했다. 황재균은 3일 KIA 1차전에선 멀티히트, 4일 2차전에선 3타점을 올리며 연승을 이끌었다. 동료 타자들의 타격감이 떨어진 상황에서 홀로 분전했다. 일간스포츠와 조아제약은 황재균을 9월 첫째 주 최우수선수(MVP)로 선정했다. 황재균은 후반기 첫 20경기에서 타율 0.216에 그치며 부진했다. 시즌 타율도 2할6푼대였다. 한동안 팀 승리에 기여하지 못한 탓에 그는 여전히 마음이 무겁다. 주간 MVP 수상 소감에 대해서도 "팀 승리에 기여한 점을 인정해주신 것 같아서 감사하다. 그래도 이전까지 보여줬던 퍼포먼스에 비해 올 시즌 성적이 여전히 부족한 게 사실이다. 더 잘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했다. 황재균은 4일 KIA전에서 의미 있는 기록을 세웠다. 5회 초 KIA 투수 임기영을 상대로 개인 통산 200번째 홈런을 때려낸 것. 그의 종전 통산 도루 기록은 223개였다. 호타준족을 상징하는 '200홈런-200도루' 클럽에 박재홍(300홈런-267도루)·박용택(213홈런-313도루·이상 은퇴)에 이어 역대 3번째로 가입했다. 황재균은 "아무래도 40년 프로야구 역사에 3번째 기록이기 때문에 더 기쁘다. 꽤 긴 시간, 꾸준히 야구를 해온 덕분인 것 같다"고 대기록을 달성한 소회를 전했다. 그는 이어 "더 대단한 기록을 남긴 선후배가 많다. 나는 주 포지션(3루수) 골든글러브 수상도 한 번밖에 못 했다. 그래도 5툴(장타력·콘택트·주루·수비·송구) 플레이어라는 자부심이 있다. 이 기록(200홈런-200도루)이 그걸 뒷받침해주는 것 같아서 기쁘다"며 웃었다. 황재균도 어느덧 우리 나이로 서른여섯 살, 입단 16년 차 베테랑이다. 그는 "최근 이대호(롯데 자이언츠) 선배가 은퇴 투어를 하고 있는데, 이제는 선배들의 은퇴가 남 일 같지 않더라. '다음은 내가 될 수 있다'는 생각이 든다. 그래서 야구가 더 절실하다"고 했다. 200홈런-200도루 달성을 계기로 새로운 목표를 향해 나아갈 생각이다. 황재균은 "아마 (KBO리그 타격 부문에서) 최초 기록을 세우기는 어려울 것 같다. 그래도 200홈런-200도루에 더해 2000경기 출전과 2000안타 그리고 1000타점-1000득점을 해내면 역대 2번째인 것으로 안다. 이 기록은 선수 생활을 끝내기 전까지 꼭 해내고 싶다. 새 목표를 향해 다시 뛸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황재균이 목표로 삼은 기록은 유일하게 박용택만 해냈다. 그는 통산 2237경기에 출전, 2504안타 1192타점 1259득점을 남겼다. 200홈런-200도루 달성을 가장 먼저 해낸 박재홍은 2000경기 출전과 2000안타에 이르지는 못했다. 황재균은 지난주까지 통산 1817경기에 출전 1893안타 960타점 990득점을 기록했다. 가장 큰 목표는 KT의 우승이다. 2021시즌 팀 주장으로 KT의 통합 우승을 이끈 황재균 "딱 한 번만 더 한국시리즈 우승을 해보고 싶다. 확실히 팀 승리가 주는 기쁨이 크다. 남은 시즌 목표도 최우선 순위는 팀의 우승"이라고 재차 강조했다. KT는 5일 기준으로 리그 4위다. 7월 이후 승률은 0.682. 이 기간 1위(0.690) LG와 불과 8리 차이였다. 안희수 기자 2022.09.08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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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준혁·박용택·이병규·김기태, 40주년 올스타 '최고의 좌타자들' 선정

한국야구위원회(KBO)가 40주년 올스타로 뛰어난 공격력을 자랑한 4인의 좌타자를 선정해 발표했다. KBO는 5일 양준혁, 박용택, 이병규, 김기태가 40인 올스타에 선정됐다며 "이들은 모두 독보적인 타격 능력으로 리그 역사를 화려하게 빛낸 최고의 좌타자들"이라고 전했다. 양준혁은 은퇴 후인 지금도 팬들에게 ‘양신’으로 불린다. 그는 1993시즌 신인으로 타율, 출루율, 장타율 1위, 홈런 2위라는 센세이셔널한 성적을 기록했다. 함께 데뷔한 해태 타이거즈 이종범을 제치고 그해 신인상을 받았다. 그는 이후에도 계속 승승장구하며 2008시즌까지 KBO 리그 최장 기록인 16시즌 연속 100안타 이상을 기록했다. 꾸준히 안타 수를 누적해온 끝에 2007시즌 KBO리그 최초로 2000안타를 달성하기도 했다. 양준혁은 정확한 타격뿐 아니라 뛰어난 장타력을 갖춰 통산 351개의 홈런을 쏘아 올렸다. 15시즌 연속 10홈런을 기록할 만큼 꾸준히 장타를 날렸다. 큰 체격이었지만 발도 빨라 1996시즌에는 삼성 소속 선수 최초로 20홈런-20도루도 달성했다. 커리어 내내 꾸준히 활약한 양준혁은 통산 8번의 골든글러브를 수상했고 2010년 은퇴 당시 무려 9개 부문 기록에서 통산 1위 타이틀을 갖고 있었다. 선수 스스로 가장 높이 평가하는 기록인 통산 볼넷 1278개는 여전히 역대 1위를 굳건히 지키고 있다. 양준혁은 레전드 40인 투표 결과는 전문가 투표 점수 72.31점, 팬 투표 9.80점으로 합산 82.11점으로 전체 7위다. ‘별명 부자’ 박용택은 정확한 숫자를 세기 어려운 다양한 별명만큼 여러 진기록을 보유하고 있다. 박용택의 가장 값진 기록은 KBO리그 역사상 가장 많은 2504개의 안타다. 2500개 이상 안타 고지를 넘어선 건 리그 역사 40년 동안 박용택이 유일하다. 철저한 자기 관리로 무려 4번의 시즌 전 경기 출장(03, 05, 06, 07시즌)을 비롯해 리그 최다 경기 출장(2,237경기) 기록도 세웠다. 정교한 타격으로 10시즌 연속 3할을 달성했고 7시즌 연속 150안타 이상을 때려냈다. 박용택은 호타준족의 대명사로도 이름을 날렸다. 리그 역사상 유일하게 200홈런-300도루를 달성했다. 박용택은 이 모든 기록을 LG 유니폼만을 입고 달성하며 KBO 리그의 대표적인 프랜차이즈 스타로 꼽힌다. 40인 레전드 투표 결과는 전문가 투표 64.62점, 팬 투표 8.03점, 총점 72.64점으로 전체 15위다. 이병규는 ‘적토마’라는 별명에 걸맞게 폭발력 있는 플레이로 KBO 리그를 빛냈다. 1997년 데뷔 첫해부터 전 경기에 출장해 신인상과 골든글러브를 모두 석권했다. 천부적인 타격 재능으로 이병규는 99시즌부터 01시즌까지 3년 연속 리그 최다 안타 1위에 오르는 등 ‘타격의 달인’으로 불렸다. 특히 1999시즌 국내 구장 중 가장 큰 규모를 자랑하는 잠실을 홈구장으로 쓰는 선수 중 유일하게 30홈런-30도루를 달성하며 팬들에게 강인한 인상을 심어줬다. 39세였던 2013시즌에도 녹슬지 않은 타격감을 선보여 역대 최고령 사이클링히트와 역대 최고령 타율상도 수상했다. 더불어 리그 최다인 10연타석 연속 안타를 달성하는 등 타석에서 남다른 존재감을 뽐냈다. 무려 7번의 골든글러브를 수상하며 리그 최고의 외야수로 활약했다. 이병규의 40인 레전드 투표 결과는 전문가 점수 57.95, 팬 점수 9.12, 총점 67.07점으로 19위다. 현역시절 뛰어난 리더십으로 ‘큰 형님’, ‘보스’로 불렸던 김기태는 타격 능력 역시 캡틴 클래스였다. 1991시즌 데뷔와 함께 27개의 홈런을 기록하며 리그를 대표하는 타자로 단숨에 올라섰다. 김기태는 데뷔 시즌 20홈런 이상을 기록한 첫 신인 타자로 역사에 남아있다. 타선이 강하지 않은 팀 사정상 집중적인 견제가 있었지만, 쌍방울의 중심타자로 뛰어난 활약을 이어가며 1992시즌에는 31개의 홈런을 날렸다. 1994시즌 좌타자 최초로 홈런왕을 차지했고, 1997시즌에는 타율 0.344로 타격 1위에 올랐다. 김기태는 쌍방울을 시작으로 삼성과 SK에서 모두 주장을 맡았으며 지도자로도 2017년 KIA의 통합 우승을 이끌었다. 40인 레전드 투표결과는 전문가 투표 56.41점, 팬 투표 6.84점 등 총점 63.25점, 22위다. 레전드 40인 선정 시상식과 관련해 이병규는 9월 7일 잠실 SSG-LG 경기, 양준혁은 9월 9일 대구 롯데-삼성 경기에서 개최될 예정이다. 박용택의 시상식은 9월 23일 잠실 롯데-LG 경기에서 열릴 예정이며, 김기태의 시상식 일정은 미정이다. 차승윤 기자 chasy99@edaily.co.kr 2022.09.05 1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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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사조·헐크·4할 타자·이도류'...KBO, 원년 대표 레전드 4인 발표

'불사조' 박철순이 '헐크' 이만수, '4할 타자' 백인천, '투타겸업' 김성한과 함께 1982년을 대표하는 레전드 올스타에 선정됐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25일 박철순, 이만수, 백인천, 김성한이 KBO리그 40주년 레전드 40인 중 4인으로 선정됐다고 발표했다. KBO는 지난 16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2 KBO리그 올스타전 현장에서 레전드 40인 중 최다 득표 레전드 4명(선동열, 최동원, 이종범, 이승엽)을 먼저 발표한 바 있다. 이날 발표된 4인은 첫 4인에 뒤이은 최상위 득표자는 아니지만, KBO리그 원년인 1982년, 상징성 있는 기록과 활약으로 팬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긴 선수들이다. 전문가 투표(80%)와 팬 투표(20%) 결과를 합산한 결과, 선정위원회에서 추천한 177명의 후보 가운데, 투표 결과 박철순(OB)이 11위, 이만수(삼성)가 12위, 백인천(MBC)이 24위, 김성한(해태)이 25위에 올랐다. ‘불사조’로 불리는 박철순은 KBO 리그 원년인 1982년 정규시즌 MVP를 차지했다. 밀워키 브루어스와 계약을 맺고 마이너리그에서 뛰었던 그는 승리(24승), 평균자책점(1.84), 승률(0.857) 등 3개 부문에서 1위를 휩쓸었다. 이어 최다 연승(22연승) 부문에서는 40년 동안 깨지지 않은 불멸의 기록도 보유하고 있다. 비록 고질적인 허리 부상으로 원년에 화려했던 명성에 비해 은퇴할 때까지 꾸준한 누적 기록을 쌓지 못했음에도 통산 평균자책점 7위, WHIP 공동 18위에 올라 있다. 전문가 투표에서 156명 중 134명(68.72점)에게 표를 받았고, 팬 투표에서는 1,092,432표 중 508,173표(9.30점)로 총 점수 78.02점을 획득, 40명의 레전드 중 11위에 올랐다. ‘헐크’ 이만수는 1982년 3월 27일 동대문야구장에서 열린 MBC와의 KBO 리그 개막전에서 1회에 친 2루타로 KBO 리그 첫 안타와 타점, 5회에는 담장 넘어로 타구를 보내며 KBO 리그 첫 홈런이라는 역사를 썼다. 1983년부터 3년 연속 홈런 1위를 기록했고, 1986시즌과 1991시즌에는 각각 KBO리그 최초로 100홈런과 200홈런을 달성했다. 1983시즌 정규시즌 MVP를 수상했고 1984시즌에는 타율, 홈런, 타점 등 3개 부문을 석권한 KBO 리그 최초 타격 3관왕이 되었다. 이만수 이후 타율, 홈런, 타점 3개 부문 3관왕을 차지한 선수는 롯데 이대호(2006시즌, 2010시즌)가 유일하다. 이만수는 전문가 투표에서 130표(66.67점), 팬 투표에서 529,649표를 받아 총 점수 76.36점으로 12위에 올랐다. 원년 타격왕인 백인천은 당시 타율 0.412를 기록했다. KBO리그 40년 역사에서 유일무이한 4할 타자이자 유일무이한 감독 겸 선수로도 남아있다. 일본프로야구 출신이었던 그는 당시 지명타자를 맡아 타율, 안타, 득점(공동), 장타율, 출루율 부문 1위를 휩쓸었다. 전문가 투표 107표(54.87점), 팬 투표 303,752표(5.56점), 총 점수 60.43(24위)을 기록했다. 김성한은 홈런 타이틀을 3차례나 차지했을 만큼 KBO 리그 초창기를 지배했던 강타자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원년에는 투타를 오가며 활약한 원조 ‘이도류’였다. 타석에서는 타율 0.305(10위)에 97개의 안타(3위), 13개의 홈런(4위)을 기록하며 69타점을 쌓아 올려 최다 타점 타이틀을 차지했다. 마운드에서는 26경기에서 10승(1 완봉승 포함) 5패 1세이브 평균자책점 2.79의 기록으로 승리 7위, 평균자책점 5위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KBO 리그에서 한 시즌에 두 자릿수 승수와 두 자릿수 홈런을 동시에 기록한 선수는 김성한이 유일하다. 김성한은 1989시즌 KBO 리그 최초로 26홈런, 32도루를 기록하며 20-20 클럽에 가입, 리그를 대표하는 호타준족임을 과시하기도 했다. 김성한이 정규시즌 MVP 2회(85,88년), 골든글러브 6회(85~89, 91년)를 차지하며 해태에서 14시즌을 활약하는 동안 해태는 7차례나 한국시리즈 정상에 올랐다. 한편, 레전드로 선정된 선수들의 시상은 레전드들의 전 소속 구단 홈 경기에서 진행된다. 김성한과 이만수의 시상은 각각 이번 주 26일 광주 NC와 KIA 경기, 30일 대구 롯데와 삼성 경기에서 이루어질 예정이다. 박철순의 시상은 오는 8월 13일 잠실 SSG와 두산 경기에서, 백인천에 대한 시상은 별도로 진행될 예정이다. 차승윤 기자 chasy99@edaily.co.kr 2022.07.25 15: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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